<사진- 블로그 친구님?>
메타세콰이아 숲길
소순희
하늘로 사다리를 놓은
메타세퀘이아 숲은
수직의 깊이로 하늘의 중간쯤에
소실점을 이룬다
목질부를 치며 돌아가는 바람과
엄숙함으로 말 없는 그대가 걸어간 길이
직립 도열한 수행자의 침묵처럼 무겁다
청량한 날에 숲에 든 그대는
풀 먹인 하늘 한 자락 오려
푸른 숲길에 하늘을 만들고
새들이 나는 휘영청 높은 가지 끝
구름 한 점 걸어 놓았다
우리가 사는 일 중에
잘한 일 하나는 침엽 낙엽수 그 숲에
세상에서 지친 몸 곁들어
쉼을 얻는 일일 것이다
소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