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야기(캔바스 위의 날들) 84

소순희 그림모음-(4)

서울 도심에서 그리 멀지않는 부곡역(현.의왕역) 근교로 화구를 챙겨들고 길 떠나는 내게 초가을 바람은 자유롭다. 지난 여름 내내 폭염에 웃 자란 수초들 사이로 하늘 한 조각을 드리운 왕송 저수지 근처 제법 가을물이 든 철둑길 가의 쑥순들이 꽃대를 올려 씨앗을 맺어놨다. 바이올렛그레이 색깔의 수리산이 멀리 눈에들고, 저수지의 물 깊이는 가을 하늘 깊이와 비례하며 유백색 역광으로 부드럽다. 늙은 밤나무가 있는 울타리 너머의 농원과 소박하게 드리운 집 몇 채를 넣어 유화 한 점을 그렸다. 이 소박한 풍경들도 수년 뒤엔 개발이란 명목으로 파 헤쳐져 사라질지 모른다. 가을은 짧다. 2001. 10월에- 농원10호 소순희작(부곡에서) 광하의 가을4호(정선에서) 정선읍에서 솔치재를 넘어와 그 길 끝점에서 오른쪽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