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에서>
정선에서
소순희
길이 끊기고
뒤돌아 서야 하는
산벼랑 밑에서
강물 소리 듣는다
길이 다한 곳에
주저앉아
주야장천 스미고 쓸어안아
몇백 리를 흘러왔을
강물 바라보며
나, 누군가에게 한 번도
무너지지 못하고
동행하지 못한
자갈같이 단단한 마음 하나
살얼음 끼는 십일 월
강물 속에 던져 넣는다
필경 썩어져 자연으로 돌아갈
오장육부 고행길은
또 어디에서
부초처럼 떠돌다
본향으로 갈까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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