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어느 누구나 살아가는 동일선상에서 주어진 시간의 순간을
예리한 칼날로 절단해 보면 그건 한 정점에 불과하지만
그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는 시간의 영속성을 부인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1차원 세계의 부분에서 머물지 않고 그 선을 휘고 구부리고 꺽어
면을 만들어 내는 2차원 세계의 단면적 지혜도 필요합니다.
시간에 끌려가던 날들이 비로소 시간을 끌고 갈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그 면을 이용해 넓이와 높이와 깊이를 만드는 입체적 사고의
3차원이라는 걸 알고부터입니다.
무수히 많은 세포들이 늙고 사위어 시간속으로 추락하고 소멸해간 과거의 날들처럼
현재 머물러 있는 일순의 정점에서도 나는 과거와같은 과오를 범하지만
흐름이라는 걸 억지로 막아낼 수는 없는 것이기에 순리로 받아들입니다.
어느 순간에 시간이 얼어 붙거나 퇴적된 지층처럼 굳어 버리면
한 인간의 시간을 철저히 절개해 가며 뚜렷한 연구 대상이 될 듯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허용 된다면 자연계의 질서파괴와 인간 존엄에 대한 실망으로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주어진 자유를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J.
우리가 잠시 머물다 갈 3차원의 공간을 가장 멋지게 활용할 이유 있슴에
불필요한 것들에 마음 빼앗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이땅의 사명 다 하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4차원의 세계가 우릴 영접할 것임을 믿음으로 소망합니다.
그리운이여 안녕2006.7.14.소순희
사월 (3호) 김지연님 소장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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