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J에게(20)-지천명의 세월앞에서...

소순희 2006. 12. 30. 01:19

                                                <2006/금천성서침례교회어린이 촛불찬양>

 

                                                                                    <2006/12/아침>

 

                                            <고향의겨울10호/소순희작/1991/김미숙님소장>

 

J.

어둠과 밝음이 삼백예순 날을 자전 하며 흘러왔습니다.

길 밖으로 길이 훤한데 그 길 가지 못하며 중년의 세월이 저뭅니다.

청춘시절에 남몰래 가졌던 희망도 자족의 법으로 머무는 무상의 날 앞에

쓸쓸함을 감추진 못 할 것 같습니다.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갈 나그네의 삶이 때론 처절한 경쟁이었고 협력하여 선을 이룸도 사실입니다.

소망을 어디 두느냐에 따라 마음의 갈 길이 정해지고 그 뜻이 이뤄지겠지요.

돌아보면 모든 일상이 위안이 되어 안주하는 생의 반환점에서 서성이는 범인의 삶이라 하지만

그 또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하늘의 명을 받아야 할 연수를 눈앞에 둔 지천명의 세월 앞에 자축의 축포를 쏘아 올려야겠습니다.

J.

사도 바울은 일찍이 동역자 들에게 가장 적절한 자족의법을 선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힘으로 견주는 것 보다 지혜를 가지고 세상을 헤쳐나가야 할 앞날을 예감합니다.

잡아낼 수 없는 세월은 무심합니다.

 

                                                                          그리운이여 안녕 2006/12 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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