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하루 일 같아 소순희 돌아서는 등 뒤로 한 번도 내어주지 않던 노을이 피었습니다 밤꽃 환한 유월 저녁도 서둘러 그림자를 지우고 산은 더 검푸르게 제자리로 돌아가 웅크립니다 그대 사랑한 만큼 하루해도 짧아 저녁 새 몇 마리 어스름 가르며 대숲으로 숨어들 듯 사랑도 한갓 하루 일 같아 기막힌 저녁놀 빛 속으로 숨어듭니다 본디 사랑함에 있어 숙맥인지라 애써 태연한 척 어두워져 가는 밤꽃 숲을 바라보았습니다 쉬이 눈을 거둘 일 아닌 풍경 속에서 자꾸만 주먹으로 닦는 눈물이 막차의 불빛에 빨려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