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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목우회 회원전

제85회 목우회회원전 기간 : 2023.12.13(수)~12.18(월) 장소 : 라메르 갤러리3층(서울시 종로구 인사동5길26 T.02-730-5454 여름내 뙤약볕 아래 온몸으로 떠받힌 더위의 속성에 유폐된 하루도 그들에겐 던져진 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식물의 본능에 솔직한 습성으로 가 큰 근위대처럼 서서 두런두런 여름 버티더니 심겨진 그곳이 최후의 베이스캠프인 듯 대궁이 박고 폭풍우도 견뎌냈다. 하늘을 우러러 꽃잎을 피우고 처음 잎줄기에 보내 줄 양분을 끊어내며 위로 어린 잎줄기와 검은 눈빛 씨앗을 익히더니 마침내 자식에게 자양분 다 내어 준 에미처럼 늙은 뼈마디와 시들어 빠진 잎 몇 개 가을바람에 흔들린다. 그러나 안으로 안아 들이는 검은 눈빛의 씨앗은 이 땅의 생명을 이어 갈 에미의 살아 있는 ..

한순간 꿈처럼

2023,11,11 Sketch 가을 깊어 기온이 급 강하했다. 나뭇잎 지기 전 남겨야할 한 해의 가을이다. 볕이 좋은 날이다. 한순간 꿈처럼 소순희 저 색깔 고운 가을녘이면 님아 죽음보다 깊은 잠도 헛되지 않으리 결국은 너와 나 황혼의 가을 속에 눕는 일이 그다지 부끄럽지 않거니와 목멘 기다림도 구석기 유물처럼 무딘 족쇄의 구속인 걸 지상의 살아 있는 것이 숨죽여 침묵할 때 가만히 침잠하는 몹쓸 놈의 잠도 귓바퀴를 돌다 쉬이 거두어들이는 그늘 속에 다시 빈손으로 접는 긴 산 그림자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점에서 서로 다른 뜻도 기어이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허망한 바람 같은 것 아니더냐 사랑도 한갓 생의 추임새로 신명 나더니 한순간 꿈처럼 지나온 세월 앞에 온순해지네 아,아 몰락함도 어차피 시린 너..

시와 사랑 2023.11.11

그 찻집에 가서

그 찻집에 가서 소순희 대추차 잘 다린다는 창 넓은 그 찻집에 가서 추적추적 가을비 내리는 한나절 안개 젖는 산 실루엣 배경에 시 하나 묻어 두고 올까 파초도 시들어 가는 문밖 풍경이나 끄적이다 올까 문득 여기까지 와 버린 가을 길도 없는 계절을 찾아온 저 무수한 흔적들에 경의를 표함은 그저 바라보며 마음 내주어 감탄할 일 뿐이다 2023

시와 사랑 2023.11.05

다시, 가을

다시, 가을소순희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해마다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또 한 해 가을이다.멀미 나도록 짙푸른  푸른 거북등 같던 숲도 어느새 그 왕성함을 내려놓았다.바라보는 산마다 오색으로 흘러내린 능선과 골짜기는 천연 비단결이다.지구의 자전축 기울기로 인한 태양의 남중 고도로 변화되는 계절의 섭리를 신께서주관하심이 나이 들어 가면서 더 절실히 새겨진다. 지루해질 때쯤 변화를 끌어내는 그 은총을 어이 감사치 않을 수 있으랴!스물다섯 무렵 처음 북한산 뒤쪽 풍경을 접하고부터 해마다 그곳을 찾게됨이 30여 년이 넘었으니 지루할 만도 한데 볼수록 감회가 새롭다.북한산 사기막골에서 바라본 인수봉과 숨은벽 그리고 백운대는 거대한 암벽처럼 버티고 있음이 남성적이다.송추방향으로 좀 더 북향하면 도봉의 서역으로 우..

가을 안부

가을 안부 소순희 사랑하는 이여! 가을볕 찬란히 눈부시다 잘 있느냐고 안부를 묻지만 꿈결 같은 날은 또 저렇게 속절없이 지고 우리는 이 가을 어디서 만날 것인가 붉은 색깔로 타오르는 맨드라미처럼 정녕 이 가을 속 알 수 없구나 내 삶이 느슨해질 때 곰삭은 가을 한쪽으로 다시 팽팽해지는 필연의 계절 나, 너로 인해 붉게 피가 잘 돌아 정신 맑은 가을이다 사랑하는 이여! 이 가을 잘 있느냐고

시와 사랑 202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