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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하나님

내 하나님 눈뜨면 상천하지에 하나님 늘 부끄러워 숨어들지만 바라보면 또 새날 새옷 날 어쩌라고 그 빛나는 요지부동의 눈으로 지키시어요 눈감아도 상천하지에 하나님 도망가서 살고 싶다고 그 앞 피해 가 보면 두개골을 이룬 스물세개 뼈마디사이로 고이는 눈물 아! 날 어쩌라고 그 큰손으로 눈물 닦아 주시어요. 소순희 여호수아 2장에서 기생 라합은 상천하지의 하나님을 말한다. 범사에 그(하나님)를 인정한다 하면서도 자아가 살아 주님보다 내가 더 드러났고 감사하다 하면서도 진정으로 감사하고 기뻐했는가 보면 나는 늘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주님은 늘 새옷(말씀)으로 갈아입혀 주시고 요지부동의 눈으로 지켜주시는 은혜와 사랑의 하나님이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두개골을 이룬 스물세개의 뼈마디 사이로 내 생각들이 가득..

임마누엘 2003.01.29

추억...(1)

추억-1 소순희 고향 집 대숲은 해마다 비비새를 키워 냈었지 도지는 몸살로 깊은 잠 못 이룰 때 귓가에 속삭이던 비비새 소리 뒷문 밖으로 흘낏 쪽빛 하늘이 보이고 살구꽃이 어지럽게 부서지고 있었어 무슨 말을 할 듯 말 듯 단발머리 가시내가 왔다 가고 또 왔다 가고 암고양이가 목청을 다듬는 텃밭 감나무 연한 그늘에 무던히도 오래 잊고 있었던 팔 잘린 인형 하나 봄기운에 감겨 부끄럽게 숨어 있었지. 1990.봄 살구가 먹고 싶다. 상큼한 대숲 냄새가 그립다. 펄펄 열이나고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던 어느 해 봄... 나는 유년의 고향집 생각이 났다. 장독대가 있고 작은 대숲 울타리가에 큰 살구나무 하나가 있었다. 우리집 살구나무는 아니었지만 봄이면 꽃 피고 여름이면 바람에 후두둑 살구가 뒷곁에, 그리..

시와 사랑 2002.12.27

짝짝이 양말의 추억

짝짝이 양말의 추억 어느 해 겨울 아내의 생일이었다. 나는 독산동 코카콜라앞 육교를 넘다 거기 양말이며 싸구려 일상 용품을 파는 할머니 앞에서서 주머니를 뒤져 겨우 양말 한 켤레를 살수있는 돈 몇푼을 쏟아냈다. 그리고 하얀 양말 한 켤레를 사들고 너무 이른 귀가 같아서 독산동 거리를 배회 하고 있었다. 겨울 해는 빨리 떨어지고 거리는 어둠이 깃을 펴고 있었다. 그 때 나는 가장 어렵게 화실을 꾸려가던 한 해 였고 내게서 도망치는 희망이라는 놈은 예술이라는 것은 힘들고 고독한 것이라고 쏘아 부치고 있었다. 꽃 한 송이 사들지 못 하고 저녁 한 끼 사주지 못 하던 내 심정은 그저 양말 한 켤레로 "마음이 실리면 되지 뭐 꼭 그렇게 해야되나" 그게 나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위안 이었다. "생일 축하해!"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