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어떤 날 햇볕 속으로 봄눈이 내리고 있었다 미치도록 그림을 그리고 싶은 날 좋아하는 색깔 마음 놓고 칠 해봤으면... 모델은 와 주지 않고 목을 뽑는 수선화 어린 싹에서 봄 냄새가 나고 있었다. 1988소순희 알뿌리 화초 수선화를 샀다. 수경재배식으로 물컵에 꽂아 창가에두고 뾰쪽이 싹이 터 오는걸 지켜보며 생명의 소리를 듣다. 고운 볕속으로 눈 발이 날리는 날, 샤갈의 마을엔 3월에도 눈이온다고 시를 썻던 시인 김춘수 모습이 떠오른다. 며칠 후 수선화 어린 싹과 꽃 대궁이 올라오고 노란 여섯갈래 꽃잎에 붙은 원통형의 꽃이 소담스레 피어 환호작약 하던 날, 아무도 와 주지 않고 목을 뽑고 기다리는 내 앞에 봄 향기만 가득 하였더니... J의 상 소순희畵 6F Shang 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