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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1

풍경-1 오늘도 이젤 앞에 앉아 고향을 그린다 요천*의 맑은 물 속엔 왜 그렇게 자갈이 많을까 캔버스에 칠 해지는 고향의 색채 흰색을 칠 하면 농부가 되고 빨간색 칠 하면 고추가 되고 어머니 얼굴은 어디에 그릴까 쭉정이 같은 자식 도시로 보내고 논에 엎어지고 일어나며 그립단 말 못 하는 어머니 고향 풍경 속 다 어머니 얼굴이다. 1986. *요천~섬진강의 한 지류인 시내. 장수군의 수분재에서 발원해서 분수령을 이루고 섬진강과 금강으로 흐름. "엄니,이제 농사좀 그만하세요." "그려,나도 이젠 허리가 꼬부라지고 힘없어 못해 묵것다. 쌀값도 없고 사가는 사람도 없다." "....." 자식들에게 자양분 다 내어주고 오그라들고 허리굽은 내 어머니. 언제부턴가 이 땅의 농부들은 노력과 투자의 댓가를 얻지 못 하고..

시와 사랑 2003.10.24

어떤 날.

어떤 날 햇볕 속으로 봄눈이 내리고 있었다 미치도록 그림을 그리고 싶은 날 좋아하는 색깔 마음 놓고 칠 해봤으면... 모델은 와 주지 않고 목을 뽑는 수선화 어린 싹에서 봄 냄새가 나고 있었다. 1988소순희 알뿌리 화초 수선화를 샀다. 수경재배식으로 물컵에 꽂아 창가에두고 뾰쪽이 싹이 터 오는걸 지켜보며 생명의 소리를 듣다. 고운 볕속으로 눈 발이 날리는 날, 샤갈의 마을엔 3월에도 눈이온다고 시를 썻던 시인 김춘수 모습이 떠오른다. 며칠 후 수선화 어린 싹과 꽃 대궁이 올라오고 노란 여섯갈래 꽃잎에 붙은 원통형의 꽃이 소담스레 피어 환호작약 하던 날, 아무도 와 주지 않고 목을 뽑고 기다리는 내 앞에 봄 향기만 가득 하였더니... J의 상 소순희畵 6F Shang Ding

시와 사랑 200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