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오늘까지 살아온 날이 당신의 이름 있어 부족한 한쪽의 삶이 채워집니다. 서울 도심에서 독산동으로 흘러들어 온 것은 아무 연고도 없었고 익숙한 지역도 아니었지요. 그저 발길 닿는 대로의 정착한 곳이었지. 돌아보면 지나쳐 온 삶 자체가 불행했거나 행복한 것도 없는 무덤덤한 날들 같지만, 주님.. 추억그리고 현실 2007.05.20
섭지코지에서 <제주 섭지코지 /2002/소순희> 섭지코지에서 제주바다 섭지코지에 서면 발아래 미끄러지는 바다 그 바다 몇 천 년 삭여온 고독의 몸부림에 억장 무너지는 바다 그 포효를 볼 것이다 해안선을 훑고 가는 해조음의 서북풍 그 바다에 붙일 수식어는 더 없다 망망대해의 싯푸른 시름도 여기서는 살갑게 .. 시와 사랑 2007.05.17
오월 어느 날 <소순희작/4호/4월/김지연님소장/Oil on Canvas> 오월 어느 날 마음 둘 곳 있느냐 접사되는 풍경 점점이 서러워지는 오월의 푸름을 주눅 든 시선으로 굴절되는 외줄기 길 위 사선을 긋는 햇볕 속 누군가 길 가며 묻히는 산 아래 다시 생기 도는 오월 어느 날. 2007/소순희 시와 사랑 2007.05.09
처음 사랑 <어느 가을 날/4호/소순희작/2007/김정숙님소장Oil on Canvas> <쥐똥나무 열매> 처음 사랑 눈부신 눈부신 너로 인하여 사랑은 시작 되었다 윤사월 지난 여름 내 말 한마디 못 하고 쥐똥나무 그늘진 수로를 따라 여름이 지고 있었다 천지간 살아있는 모든 것들 예쁜 눈을 뜨고 바람은 서쪽으로 불고 .. 시와 사랑 2007.04.30
낙화(落花) <유월이 가면/3호/소순희작/2006/Oil on Canvas> 낙화(落花) 지는 꽃 가여워 가려나 가시내야 꽃비 속에 퍼질러 놓은 네 웃음 아직 지워지지 않았는데 붉은 땅 어디에도 눈물없다 바보야 무던한 봄날도 작은 키로 누운 꽃자리 떠나는 연습도 없이 보내는 연습도 없이 눈 들어 바라본 하늘 어찌 할 꺼나 무.. 시와 사랑 2007.04.20
J에게(22)-팔당(남한강가에서) <정 과장님,강혜경님사택-팔당댐> J. 어린 날의 시각과 중년의 시각은 다른 의미로 사물을 볼 수 있는 마음의 깊이가 있는 듯합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이 꽃 비처럼 내리고 난 후 서울 외곽 풍경 좋은 남한강 주변으로 화실 몇 분과 그림 소재를 찾아 떠났습니다. 그림에 한창 열정을 가졌.. 엽서 2007.04.15
사월의 나무 <항구/4호/소순희작/2007/이성임님소장/Oil on Canvas> 사월의 나무 나무는 노들섬 가장자리에서 흔들린다 강 깊이 드리운 가지마다 어지럼증으로 실눈을 뜨고 봄앓이를 한다. 나무는 구름 한 점 매어 놓은 고요한 수면 위 물벌레 한 마리 보이지 않고 붉은머리 오목눈이 텃새가 날아와 뭐라고 뭐라고 .. 시와 사랑 2007.04.08
대속(代贖) <꽃/소순희작/4호/2007/Oil on Canvas> 대속(代贖) 날, 사랑 한다는 애끓는 호소를 흐린 별 아래 묻어두고 나, 청맹과니로 살았노라 부득불 엮어진 허물들 양심의 가책도 몰라 잘도 가리운 인두겁으로 귀한 하늘 아래 헛되고 헛된 무슨 큰 뜻 품어 좌정하노니 바랄 그 무엇이 남아 있으랴 한 .. 임마누엘 2007.04.04
목수-그리스도예수 목수-그리스도예수 나사렛 마을 요셉의 작은 목공소 언젠가 꼭 한번은 깎이고 박혀야 할 백향목 한 그루 여린 물관부가 잘리고 서른 세 해 나이테를 깎이는 아픔으로 누운 그 이름 날 위해 고운사랑 되었음이랴 예감도 되지 않는 눈먼 4월 밤 옛집 녹슨 철문을 걸고 온 밤 내 나도 세 번, 스므 번, 서른 .. 임마누엘 2007.04.02
사랑이여 <J에게1/소순희작/2007/3호/김민화님소장> 사랑이여 사랑이여! 그대 지친 머리 위로 봄 빛 내리거든 겨우내 떠돌던 바람 앞에 서보라 한 두 번 속아 온 빈 날도 무색하여 맨 발로 건너는 흙밭머리 고운 꽃들 피어나리라 적토에 초록빛 내리거든 사랑이여 그대 빈 몸으로 서보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 시와 사랑 2007.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