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 <모정/2017/소순희작/3호> 모 정 어머니! 마음 졸이며 바라본 초록 하늘가 조팝꽃 위에 봄비 새순 위에도 보고픈 내 맘에도 봄비 그날 이후 한 그릇 쌀밥 같은 말씀으로 살아왔습니다. 2011소순희 <창포동인제3집수록> 시와 사랑 2017.06.07
엠마오로 가는 사람 엠마오로 가는 사람 소순희 주님 잃고 엠마오로 가네 좌절과 슬픔의 길 가는 두 제자 예루살렘에 우거하며 근일의 일 오히려 깨닫지 못한 어둠의 길은 멀어 눈 가린 하루가 기우네 주님 받으신 고난이 영광 길인 걸 알지 못한 오! 미련하고 무딘 믿음의 사람아 나도 엠마오로 가는 길 위 .. 시와 사랑 2017.05.11
봄꽃 피면 <봄/4호/김미숙님 소장/1988> 봄꽃 피면 소순희 봄꽃 피면 그리 서두를 일 아니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눈 들어 보라 지나온 여정 가벼이 놓이는데 꽃은 온종일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이쯤에선 누리에 돋는 봄 한 쪽도 감사히 나눌 일이다 그 길 천천히 걸으면 다가오는 하늘도 .. 시와 사랑 2017.05.02
사북 사북 소순희 사북 발 막차가 끊기고 눈이 내린다 떠돌다 여기 멈춰 선 생의 막장에서 더는 떠날 곳 없는 하늘 아래 고생대 중엽의 검은 주검처럼 침묵의 시간이 길어진다 수묵화 치듯 젖어 드는 설야에 몇몇은 깡 소주를 기울이고 붉은 불빛 몇 개만 눈 속을 파고든다 어느 왕조의 무덤이 눈 덮인 탄 더미보다 아름다우랴 지하 갱도로 숨는 두 줄 선로는 어느 목숨을 담보로 저렇게 또 선연히 피는가 사북에 눈 내리는 밤이면 사람들은 취하지 않고 탄좌의 공터에 검은 쌀을 덮는 눈빛만 취해 더 희어지는데 2013 월간 모던포엠 이달의 작가 수록(2017.10) 시와 사랑 2017.04.19
봄까치 꽃 <회상/1997/20호/소순희작 /유화> <봄까치꽃> 봄까치꽃 소순희 지상에 엎드린 저 여린 봄 까치꽃을 보시라 식음을 전폐한 엄동을 물리고 마침내 기쁜 소식으로 블루 바이올렛 연서를 쓰노니 나도 자세를 낮추고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어디 맘 둘 곳 그리 많았으리 사는 일 막막할 때 .. 시와 사랑 2017.04.11
개미귀신 <봄,봄/10호/소순희작/2014/유화> 개미귀신 소순희 우화(羽化)를 위해 당신 몸이 필요해 체액을 모조리 빨아 먹히고 남은 당신의 껍질은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지 허구한 날 속울음 삼키며 견뎌온 긴 날 먹이사슬에 존엄을 지탱하는 오늘이 있어 원추형의 지하 방은 내겐 천국이지만 당.. 시와 사랑 2017.04.05
입춘 <학일의 겨울/10호/소순희작/1013/유화> <유원지의 아침/6호/2012/소순희작/유화> 입춘 소순희 입춘에 눈이 내린다 지다만 떡갈잎 붉은 겨우내 아기 주먹만 한 작은 새들은 어디서 잠을 잤을까 예전엔 몰랐던 작은 것들의 예쁨 저 귀여운 것들 놓칠세라 간절히 바라봄이 아서라 내, 나.. 시와 사랑 2017.02.05
마라의 쓴 물 마라의 쓴 물 소순희 느그덜 살면서 원망 많이들 하제 어쩌것어 인생길엔 목마르고 배고프고 억울한 일 허다혀 참, 먹먹한 일이제 그치만도 죽으란 법은 업써 하늘님 무심치 안혀 세상 물 써서 못 마시거든 그분께 부르짖어 보랑게 작은 나뭇가지 하나 물에 던지라 허먼 던져 넣고 그대로 순종혀 그라믄 쓴 물이 단물로 변허제 세상은 요렇게 살아가야 행복혀 알겄제 출애굽기 15장을 읽고 시와 사랑 2016.12.17
고향 <바다가는 길/30호/국제순수미술교류회출품작/2016/소순희작/Oil on Canvas> <고남산 846m> 고향 소순희 고남이 품은 골들은 시방, 고요히 늙어가 잊혀려 하네 방죽골 아부지 산소에 도라지꽃 도장골 무덤가의 칡꽃도 고남산 중턱의 창덕암 바위 직벽에 옥양목을 펼친 듯 흐르던 물줄기 .. 시와 사랑 2016.12.11
겨울비-4 겨울비-4 소순희 그립다고 그립다고 도원동 고개를 넘는 초로에 푸른 사념의 작은 새 날개 죽지도 젖어 흰 머리도 젖어 그립다고 그립다고 겨울 도원동 비 내리는 고개를 넘으며 시와 사랑 2016.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