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435

메타세콰이아 숲길

메타세콰이아 숲길 소순희 하늘로 사다리를 놓은 메타세퀘이아 숲은 수직의 깊이로 하늘의 중간쯤에 소실점을 이룬다 목질부를 치며 돌아가는 바람과 엄숙함으로 말 없는 그대가 걸어간 길이 직립 도열한 수행자의 침묵처럼 무겁다 청량한 날에 숲에 든 그대는 풀 먹인 하늘 한 자락 오려 푸른 숲길에 하늘을 만들고 새들이 나는 휘영청 높은 가지 끝 구름 한 점 걸어 놓았다 우리가 사는 일 중에 잘한 일 하나는 침엽 낙엽수 그 숲에 세상에서 지친 몸 곁들어 쉼을 얻는 일일 것이다 소순희

시와 사랑 201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