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곳에는
어머니, 그곳에는... 고향집 마루 늙으신 어머니 손주와 대화 중 "아야, 나 인자 갈 곳은 딱 한 간데 밖에 없다." "할머니, 어디요?" "산에..." 어머니, 당신 본향은 그곳이 아녀요 한 세상 고된 나래를 접고 편히 쉴 그곳은 슬픔도 아픔도 이별도 배고픔도 전쟁도 죽음도 없는 하늘나라 주님 품 이여요 어머니, 그곳에 소망을 두고 남은 삶 가지런히 벗어 둔 맑은 날 이었으면 좋겠어요 앞마당 대추나무 실한 열매처럼 당신 자손들 영글어 갈 때 깡마른 체구에 눈물 자주 보이시네요 한 세상 바람같이 와서 쓸려가는 평생이 이제 빈 껍질만 남아 굽은 몸에서 바람 소리만 웅숭거려 빈 들 같은 어머니 앞 세상 나도 눈물 나요 어머니, 우리가 가야 할 본향 거기 주님이 기다리고 계셔요. 소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