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에서 추부에서 깊은 밤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를 홀로 간다 산 골골을 휘감는 어둠은 쓸쓸히 뒤로 밀려나고 추부의 하늘에 쏟아질 듯 박혀있는 별 밤에 까닭 없이 눈물 나는 건 어인 일인가 다들 잠든 밤, 짐승들만 깨어 밤을 건너가는 외로운 불빛 하나 송별하는지 길을 가로지른다 추부라는 .. 시와 사랑 2014.07.21
[스크랩] 저울 저울 <한 부자가 있어 좋은 옷과 음식으로 날마다 호화로이 연락하되 교만하고 악하였더라 선한 한 거지 있어 개들이 헌데를 핥고 부자의 상 부스러기로 살았더니 죽어 서로 다른 곳에 나뉘어 부자의 고통은 불 가운데 끝없었고 살아 좋은것 받지 못한 선한 거지는 주의 품에 안겨 위로.. 시와 사랑 2014.07.14
오래된 책장을 넘기며 <또리/2008/사진소순희> 오래된 책장을 넘기며 오래된 책장을 넘기다 보았다 글의 행간에 납작 엎드린 네 잎 클로버 책장 사이에서 말라가며 잎맥 사이로 부는 여름날의 바람과 수액이 종이에 배었으리라 거기 희미한 옛 얼룩과 늙은 초록빛 네 잎 행운이라는 변종의 잎이 눈에 띈 건 .. 시와 사랑 2014.07.07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을 때 <그들만의 삶/50호/소순희/2014/Oil on Canvas>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을 때 나이 오십이 넘도록 설악에 가지 못했다 검푸른 동해의 수평을 눈높이로 끌어 올린 설악은 바다에 푸른빛을 풀어내며 이적지 산에 아니 옴을 묻는다 태백의 푸른 등 줄기에 쭝겨놓은 흰 이마의 산에 함부로 들 생.. 시와 사랑 2014.06.30
룻 축복10호2001(이현주님 소장) 룻 그대 어여쁘다 이방인 모압 여인이여! 늦은비 그치고 보리 추수할 무렵 약속의 땅 베들레헴에 이른 날이 가난한 충만이었음을 아는가 이삭 줍는 이랑마다 속량한 원죄는 은혜로 남아 긍휼로 거두는 일이 산목숨의 안식이려니 그대 속 깊은 사랑을 어찌 가.. 시와 사랑 2014.06.22
야생화 <휴일의 항구/20호/2013/소순희> 야생화 눈길 한 번 가지 않던 후미진 그늘 이름 모를 꽃이 거기 피어 환장하게 마음 잡아끄네 미친놈처럼 미친놈처럼 히죽거리는 산 아래 초록은 짙어 황량한 마음 하나 숨겨두네 완벽한 꼴 이룬 사이 바람도 자고 해 아래 것들 숨죽여 아름다운 건 있어.. 시와 사랑 2014.06.04
J에게(61)-저, 영혼들을 어찌합니까! 그토록 찬란하던 봄을 숨죽여 맞이하며 슬픔과 애태움과 분노로 보내야 했슴을 고백합니다. 모든 국민이 패닉상태에 빠져버린 잔인한 봄을 속울음 울며 눈물을 찍어내는 2014년 봄 어른들의 잘못이고 통속적인 이기적 산물의 결과론을 보며 무슨 이유로 말문을 열겠습니까. 저, 영혼들을 .. 엽서 2014.05.08
오동꽃 <사진/소순희 2014> <2014.430/서울> 오동꽃 오동꽃 피는 걸 보니 봄이 깊었구나 고향 집 돌담 가에 연보라 봄날은 지천명 어머니 저고리 그늘이더니 병 얻어 땅 손 놓은 팔순 지금 와서야 허리굽은 앉은뱅이 석삼년이 까무룩 서러워 집 떠나온 몇 해 오동꽃 보지 못하는 산수(傘壽)이.. 시와 사랑 2014.04.30
모정 모 정 어머니! 마음 졸이며 바라본 초록 하늘가 조팝꽃 위에 봄비 새순 위에도 보고픈 내 맘에도 봄비 그날 이후 한 그릇 쌀밥 같은 말씀으로 살아왔습니다. 2011소순희 <창포동인제3집수록> <소녀무희/소순희/2000/3호> <사진:하얀종이님> 시와 사랑 201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