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방명록 여기 한 장의 백지를 남기고 저문 길을 갑니다 어느 누구 여기 오시면 먼저 간 이들의 발자취 남아 있듯 그대 이름 남겨 두고 오십시오 세상에 미운 것 예쁜 것 그대로 한 편 시가 되는데 바람이 지나면 나뭇가지 흔들리고 물이 흘러간 자리 흔적이 남는 것 사는 일 잠깐이지만 이 세상 진저리나.. 시와 사랑 2011.05.22
J에게(49)-여정 그 이름으로... J,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날을 감격하며 살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인생의 삼 분의 일 이래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에 기대든,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 앞에서든, 그 재창조 된 영상이나 시각적 요소로 표현된 정지된 그림이나 눈을 감아도 마음에 오.. 엽서 2011.05.06
모정 모 정 어머니! 마음 졸이며 바라본 초록 하늘가 조팝꽃 위에 봄비 새순 위에도 보고픈 내 맘에도 봄비 그날 이후 한 그릇 쌀밥 같은 말씀으로 살아왔습니다. 2011소순희 <창포동인제3집수록> <소녀무희/소순희/2000/3호> <사진:하얀종이님> 시와 사랑 2011.04.28
4월이 오면... 목수-그리스도예수 나사렛 마을 요셉의 작은 목공소 언젠가 꼭 한번은 깎이고 박혀야 할 백향목 한 그루 여린 물관부가 잘리고 서른세 해 나이테를 깎이는 아픔으로 누운 그 이름 날 위해 고운사랑 되었음이랴 예감도 되지 않는 눈먼 4월 밤 옛집 녹슨 철문을 걸고 온 밤 내 나도 세 번, 스.. 임마누엘 2011.04.21
이사야 41장 10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41장 10절> 임마누엘 2011.04.17
굴비-2 굴비-2 어쩌다 어눌한 말 한마디에 속아 준 심정을 누가 알기나 하랴 그 청정한 심해 버리고 아침상에 몸 맡긴 굴비여! 황금빛 니 몸 헐어 아직 부실한 내 몸 어딘가에 푸른 바다와 간결한 해조음 곁들여 육신 짓노니 잠 못 드는 밤마다 염장 된 아가미의 역사를 숨죽여 쓰겠노라 북서풍에 단단해진 육.. 시와 사랑 2011.04.06
J에게(48)-울지마 톤즈 J, 사랑은 동사란 말이 있습니다. 입으로만 사랑을 외치고 행동하지 않으면 죽은 사랑에 불과하겠지요. 남부 수단의 톤즈는 가난과. 질병과 내전으로 피폐한 삶을 살아가며 희망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의 마을입니다. 그곳에 던져진 주님의 사람을 보았습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엽서 2011.03.29
목숨 목숨 상수리나무 수액을 찾아 날아든 풍뎅이를 잡아 무참히도 목을 180도 비틀고 여섯 개 다리는 한 마디씩 날지 못하도록 뚝뚝 잘라냈다 그것을 흙 마당에 뒤집어 놓고 "손님 왔다 마당 쓸어라" 하며 땅을 치면 풍뎅이는 등껍질 속 날개를 펴 빙빙 돌곤 했다 그것이 최악의 고통이라는 걸 몰랐다 자신.. 시와 사랑 2011.03.14
겨울행 겨울행 소순희 눈 내리면 가리라 애 터지게 묵은 그리움 삭여내며 홀로 떠돌다 기우는 날이 강물에 풀리는 아늑한 꿈처럼 검게 눕고, 모조리 덮여버린 한 세월의 눈밭 담쏙담쏙 딛고 간 발자국마다 가장 먼저 봄꽃 피어나리라 유장한 겨울 강 그곳 발자국 소리 들으며 산 그림자 저만이 .. 시와 사랑 2011.02.09
버스 안에서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 "아. 아니야. 괜찮아. 학생 앉아요." "아니에요. 앉으세요. 여대생으로 보이는 학생에게 고맙다는 눈인사 한번 건네고 앉으신 60대 후반 쯤 되어 보이는 노인. 참 정겨운 모습이었다. 나는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앞부분 자리에서 중년의 사내가 .. 추억그리고 현실 201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