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44)-설원에서 J.진부의 새벽은 눈속에 갇혔습니다. 눈을 덮어 쓴 침엽수림의 잔등위로 눈은 계속 내립니다.샤갈의 마을엔 3월에도 눈이 온다는 김춘수시인의 노래처럼 온통 설국을 만들어 버린 3월 초하루입니다. 남녘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 여기 강원지방엔 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 문득 돌아갈 길이 .. 엽서 2010.03.03
겨울 플랫폼에서 겨울 플랫폼에서 며칠째 한파는 계속되었다 눈처럼 날리던 연인들의 무성한 언어들이 얼어붙어 나뒹구는 플랫폼에서 몇 개의 시린 욕지거리가 비릿하게 밟혔다 활자화된 어느 정치가의 새빨간 거짓도 섣달의 추위 속에 가늘게 떨고 있었다 만나고 헤어짐이 빈번하게 존속하는 희비의 .. 시와 사랑 2010.02.18
살아가는 법 살아가는 법 고향 집 오동나무는 달빛 깔린 마당에 적막했다 바람 일면 달그락달그락 가지 부딛는 맑은소리 나이 들수록 공명으로 울리는 세상의 신음을 삭여내는 흰뼈 공중에 수시로 타악의 득음을 채보하려 잎눈 트는 엇갈린 가지 사이로 달만 시리게 빛났다 나, 살면서 누군가에게 맑.. 시와 사랑 2010.02.05
J에게(43)-신춘 서화카렌다 부스개인전 경인년 새해입니다. 사노라면 희노애락의 날들이 펼쳐져 365일 그렇게 자전하는 하루가 열리고 닫히겠지요. 늘 푸른날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좋겠다는 의미로 부스개인전을 엽니다. 일시:2010.1.27(수)~2.1(월) 장소:인사동 한국미술관(대일빌딩2층) 1월-정월 2월-겨울이야기 3월-전원 4월-이화가 피면 5월싸.. 엽서 2010.01.25
그림이야기(11)-버려진 것들 그리고 생명 <버려진 것들 그리고 생명> 100호P(162.2 X112Cm) 소순희 작1994년 대한민국미술대전작> 겨울 스케치 그해 겨울 무작정 마음 내킨 대로 떠나 홍천 모곡을 온 종일 걸었다. 구둣발로 쏘다니다 지친 발의 인대 이완으로 그 후 달포 쯤을 몹시도 힘 든 날 이었다. 나무들은 심어진 자리에서 옮.. 그림이야기(캔바스 위의 날들) 2010.01.09
인물화모음-소순희작 <친구/jbs의초상.연필> <자화상/연필> <인물/콘테> <인옥/연필> <누드/연필> <누드/연필> 그림이야기(캔바스 위의 날들) 2009.12.26
유산 유산 아부지의 유산을 정리하고 손 털고 돌아서는 늦은 밤 서리 밟는 달빛 온누리에 희다 쭉정이 같던 아부지의 한 생도 기막힐 노릇인데 달밤마저 기차게 아득하구나 맘 풀려 느슨한 중년의 세월 서릿발 선 고향의 달밤은 정신 바짝 들게 볼을 부벼 왔다 이처럼 살아 있다는 것은 진정 아름다운가! 유.. 시와 사랑 2009.12.09
저의 개인전을 촬영한 루시(이미자)님의소감 나의 싸부 소순희 선생님... 여자가 아닌 남정네.. 58년 개띠...나와는 동갑내기이다. 2007,6.6~12 인사동 수용화갤러리에서 초대전이 있었다. 발 딛을 틈 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아낌없는 축하를 받으며 행복한 오픈행사를 치루셨다. 유럽여행 다녀 오시자마자 정신 없이 개인전을 맞이하시게 되었다. 원로 .. 추억그리고 현실 2009.12.01
J에게(42)-여성봉그리고 오봉에서 J.늦은 가을 볕은 청솔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를 지우지 못합니다. 짧은 가을 하루는 붉어지는 단풍이 저녁 등불을 켜는 듯 역광의 채도는 비로소 감탄을 발하게 합니다. 가을산에 오릅니다. 인위적 작품도 자연의 일부에 귀속 되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구성으로 자연스레 스며들지 못해 어딘지 모르.. 엽서 2009.11.20
도봉에서 도봉에서 가을볕에 도봉의 이마가 희다 어쩌자고 산록은 다시 붉어 눈시울 적셔오느냐 말 없음의 이유로 단박에 그리워지는 사람아 나 도봉에서 서룬 가을을 맞노니 이 계절도 저물면 긴 동면의 고른 숨소리조차 설원에 잠기리 도처에서 산 메아리로 불러보는 예쁜 이름 지닌 사람아 속.. 시와 사랑 200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