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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스펜서 감독:파블로 라라인 각본:스티븐 나이트 출연:크리스틴 스튜어트, 샐리 호킨스 외 개봉일:2022.3.16 영국 왕실의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왕세자빈 다이애나 스펜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린 영화이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기의 결혼이었지만 불륜설과 이혼설로, 한 여인의 정서가 무너지는 아픔과 안타까움이 실제적 삶의 배경이 되어버린 다이애나의 삶은 평범과 자유에 대한 경종을 울린 건 사실이다. 그가 살다간 36년의 세월은 외적 풍요와 화려함에 비하면 불륜을 참고 지낸 15년에 얻은 두 아들뿐 그림자 같은 사랑으로 인해 그의 일상은 숨 막히게 전개된다. 찰스의 맘에 둔 여인 카밀라는 신분 차이로 결혼을 이루지 못했지만, 늘 찰스의 주위에 맴돈다. 카밀라 목에 걸린 똑 같은 목걸이를..

영화 후기 2022.03.22

유산

유산 소순희 아부지의 유산을 정리하고 손 털고 돌아서는 늦은 밤 서리 밟는 달빛 온누리에 희다 쭉정이 같던 아부지의 한 생도 기막힐 노릇인데 달밤마저 기차게 아득하구나 맘 풀려 느슨한 중년의 세월 서릿발 선 고향의 달밤은 정신 바짝 들게 볼을 부벼 왔다 이처럼 살아 있다는 것은 진정 아름다운가! 유년의 달빛 마당 오줌발로 서리 위에 그리던 김 나던 추상화 한 점이 내게 남은 부요인 걸 누가 알기나 했으랴. 2009

시와 사랑 2022.03.12

겨울 끝(콩트)

겨울 끝 소순희 아랫들 논은 마을 앞을 지나 작은 도랑을 따라가다 뒷산 자락의 끝을 끼고 돌아가면 산 밑 후미진 곳에 몇 다랑이의 논이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척박한 땅이지만, 영호 아부지는 그 논을 애지중지 아끼고 가꿨다. 물길 좋은 들 논을 갖지 못한 영호 아버지는 누렇게 벼가 익어가면 먼 곳 들논을 바라보며 부러움과 서러움이 뒤섞인 한 서린 몇 마디의 탄식조 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다. 그렇게 몇 해의 가을이 찾아오고 아들 영호가 초등학교 오학년 가을 부지깽이도 덤빈다는 농번기가 시작되었다. 괭이 발이라도 빌리고 싶은 바쁜 철이라 학교에선 부모님 일손을 도우라고 일주일 농번기 방학을 주어 베어 말려 놓은 볏단을 집으로 져 날으는 날이다. 마을 앞 길보다 지름길인 산길은 비탈지고 좁지만 그래도 그길이 마음 ..

카테고리 없음 2022.01.24

안개 속을 걷다

안개 속을 걷다 소순희 내게 비밀의 문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오래된 습성이 귓바퀴를 돌아 귓속 반고리관에 투척된 세상일로 어지럽다. 문득, 지나온 발자국을 가늠하는 평형의 시간이 회전하는 오늘, 어디까지 비워내야 비로소 비밀의 문 열릴까 줄곧 걸어 온 이역의 낯선 안개 속에서 돌아가야 할 곳 모르는 생의 전반부를 휘모리로 돌아간들 보이겠는가! 생각을 난타하는 고집의 연속은 푸른 안개 속 건너는 유령 같았다

시와 사랑 2022.01.15

The Lunch Date

https://youtu.be/epuTZigxUY8 ?단편영화 The Lunch Date ? '짧지만 감동적인 영화' 9분짜리 단편 흑백영화 "런치 데이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백인 귀부인이 붐비는 기차역에서 흑인과 부딪쳐 쇼핑백을 떨어 뜨린다. 쏟아져나온 물건을 주워 담느라 기차를 놓치고, 역내 음식점에 가서 샐러드 한 접시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은 그녀는 포크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알고 포크를 가지러 간다. 그 사이 걸인처럼 보이는 흑인이ㅡ 자신의 샐러드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만다. 귀부인은 화가 나서 포크를 집어들고 샐러드를 같이 먹는다. 귀부인 한번, 흑인 한번 교대로 음식을 먹는다. 다 먹은 후, 흑인이 커피를 두 잔 가져와 하나를 귀부인에게 건넸고 , 커피를 마신 귀부인은 기차를 타러 다..

영화 후기 2022.01.01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소순희 "학생, 크리스마스 카드 더 그려 줄 수 없어? 다 팔리고 없어!" 우리는 어제 문방구 아주머니께 20여 장의 카드를 만들어 한 번 판매해 보시라고 전해주고 오늘 들러 보니 더 그려달라 부탁한다. 시내에 있는 작은 문방구는 학교 앞이라 여자 중,고생들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곳이다. 문방구 중앙에 있는 난로의 연통을 지탱하기 위해 양쪽으로 잡아맨 철삿줄에 빼꼭이 걸어 뒀는데 하루 만에 다 팔린 것이다. 휴억과 탱자나무집 자취방으로 돌아와 켄트지에 포스타칼라로 밑 색을 칠한 뒤 언덕 위에 교회당과 삭막한 나뭇가지 위에 흰 눈이 쌓인 그림을 그리고 짧은 시를 적어 넣었다. 휴억은 그림을 자르고 붙여서 우리는 카드를 만들었다. 학생으로서는 짭짤한 (?)수익을 올린 45년 전의 일이다. ..

적막

적막 소순희 십이월이 적막해서 뒤돌아본 이방인의 시선 물론, 여지없이 허물어지는 일몰의 시각에 기러기 나는 서쪽이 적막해서 내가 적막해서 또 겨울 속으로 허물어지는 아무도 없는 한 해의 끝 Silence So Soon-hee December is still the eyes of the strangers who turned Of course, it's not a matter of time at sunset The geesey west in silence I'm just gonna go and the winter breaks down the end of a year without anyone

시와 사랑 202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