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서 내 모습을 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안양역사 수십 계단을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 모습이 엽기였을 법하다. 안양화실에서 역사를 가로지르면 집에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며 역과 접한 백화점 앞에서 대학생인 아이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빠, 오늘 모임 있는데 용돈 좀 주세요." 화실로 전화가왔다. 언제부.. 추억그리고 현실 2005.02.07
유년의 달빛 내린 겨울밤 인상 유년의 달빛 내린 겨울밤 인상 2003.10.09 겨울 밤에 어머니가 마실 다녀오시면 치마 폭에선 찬 바람 냄새가 나곤 했다. 얼마를 잤을까. 깊은 밤 오줌마려워 마당에 내려서면 온 천지가 허연 달빛아래 젖어있었다. 텃밭에 볼일을 보면서 올려다본 하늘엔 별들이 또렷이 박혀 시리도록 빛나고 마당귀에 서.. 추억그리고 현실 2005.02.01
내, 삶의 한 부분에서... 어쩜 이 좋은 가을날 하필이면 하늘이 높고 깊은 날 선생님은 그렇게 먼 길로 떠났을까요.. 이 땅이 서러워 못 살겠다고 떠난 미국 땅도 모국의 자유 앞엔 더운 바람 속 시간들이었다죠. 그러나 속박당하는 문화론에 대등한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던 선생님의 용기앞에 결코 주눅 든 변방의식은 보이지 .. 추억그리고 현실 2004.12.17
청매실과 아주머니 해마다 봄이면 살구나무며 매화나무가 화사한 꽃등을 달아 황사현상으로 우울한 날들을 밝혀 주었다. 마당의 벚꽃도 화사하게 일주일 정도를 피어주더니 봄밤에 가로등 불빛 사이로 하르르 무수히 많은 꽃잎이 져갔다. 그리고 여름이왔다. 꽃만 예쁜게 아니라 이제 막 뾰쪽이 돋아나는 .. 추억그리고 현실 2004.11.03
고향 남원에 와서 시월볕은 투명하고 물은 맑아 여름 내 눅눅한 마음의 옷을 훌훌 벗어 버리고픈 마음입니다. 열차 창밖으로 흘러가는 가을 들녘의 정경에서 마음을 접지 못했습니다. 가벼이 날아오르는 그 빛깔들과 무수히 곤두박질 치며 내려꽂히는 시월볕은 징그러운 지난 여름의 비와 더위를 보상이나 하려는 듯 .. 추억그리고 현실 2004.10.22
소순희는 여자가 아니란게 증명됐다. "옷 벗어" "안돼요, 선생님.운동복 안 입었단 말이에요." "거추장스러워서 어디 뛸 수 있겠어?" 나는 츄리닝 바지 속에 삼각팬티 하나밖에 입지 않았었다. 그해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그 덥던 운동장의 여름도 꼬리를 감추고 새털구름이 하늘 깊이 흘러들어 첩첩이 박혀 있었다. 짙푸르.. 추억그리고 현실 2004.09.08
전시회 동방의 얼 展 목우회 제 66회 정기회원전-베트남 작가 합동 교류전 장소 : 세종문화회관 전시실 일시 :2004.7월 21일~27일오전까지 개막식 :7.21.(수)오후6시 주체:사단법인 木友會(한국구상미술단체) 우리의 산하와 변화하는 풍경과 이 땅의 삶과꿈, 그리고 이 땅에 피고지는 꽃과 정물과 사람들의 모습. 300 .. 추억그리고 현실 2004.07.14
아! 백령도 아! 백령도. 2004/06/14 01:48 6월 3~4일, 선후배의 존경과 사랑과 고운 심성으로 뭉쳐진 구상 미술계의 거목 목우회 백령도 스케치 여행의 날. 하늘은, 찬란한 유월의 맑은 햇볕이 수평선 끝에서부터 온 바다를 휘감아 내리는 바닷길을 열어주었다. 연안 부두에서 서북쪽 220여km, 잔잔한 바닷길.. 추억그리고 현실 2004.06.18
나.사는 모습. 이 땅의 많은 사람중에 작은 범위의 예술가라는 집단에 속해 있지만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로 부턴 별 다른 세계의 시치스런 존재자들처럼 . 아니면 부유한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 질 수 있는 범주에 속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만큼 고뇌하고 고독해져야 비로소 하얀 캔바스를 채워 나가는지 모.. 추억그리고 현실 2004.05.19
아픈만큼 성숙해지기를... 그가 화실에서 짐을 싸 들고 돌아가던 날 푸른 숲길로 여름이 눅진이 녹아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연락이 왔다. "선생님 저 개인전 하려고요." 우리는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았다. 어쩌면 변화무쌍한 시대를 산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살고있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른다. 이런 오늘을 사는 우리에.. 추억그리고 현실 200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