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유감 추억... 아름드리 밤나무 사이로 눈부시게 흰 햇볕이 한아름씩 쏟아지고 있었다. '뚝딱 뚝딱 뚝 뚝...' 돌을 쪼는 정소리만 규칙적으로 뒷골 밤나무 숲을 울리고 이따금 숲에서 나는 새소리만 간간히 다른 소리로 귓가를 맴돌다 가곤 했다. 그 외엔 물소리는 일상이듯 바위와 숲을 돌아가고 있었다. 내가.. 추억그리고 현실 2007.03.21
은행-발아(發芽) 가을은 느닷없이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여름 한 철을 잘 견뎌온 터라 새삼 가을이 도회지 깊숙이 찾아들어서야 가로수 잎이 져가고 있음을 알았다. 어쩌면 산다는 것이 때론 무심하다. 어느 날 버스 안의 전화중에 바뻐서 가을이 오고 그 여린 감성의 계절을 느껴 볼 겨를도 없었다고 다분히 사무적인 .. 추억그리고 현실 2007.01.22
어머니 내가 어머니와 살 부비고 산 햇수는 많지 않다. 중학교 때부턴 읍내(지금은 시)에 나와 줄곧 자취를 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육학년 늦가을 마당에선 벼 타작이 한창이었고, 돌담 밑 감나무엔 감이 붉게 익어가던 그날 오후 무렵 중심을 잃고 부축을 받던 아버지가 남원읍내 병원.. 추억그리고 현실 2006.10.18
해바라기-그리고 그림의 바람기 수리산 아래 출강하는 화실 뜰앞에 정물 모델로 쓰려고 해바라기를 50 여주 심었다. 몇 그루는 일찍 개화하여 또록또록 검은 씨앗을 남긴게 작은 가마솥 뚜껑만하다. 그런데 대부분 그루는 여름 내 무성한 잎과 키가 자라고 언제나 꽃이 피려나 기다렸지만 꽃송이를 매단채 키만 2m 이상 튼실하게 자라.. 추억그리고 현실 2006.08.30
제4회 소순희 개인전 <늪/30호/소순희작/2001> <지니/20호/소순희작> <신동읍의 겨울/20호/소순희작> 일시:2006,8.8(화)~31(목) 장소:Gallery Plus (강서 홈플러스 4층) 추억그리고 현실 2006.08.09
그 시절-오월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산을 바라고 미루나무가 운동장 가장자리로 둘러선 교정에서 목청 높여 오빠생각 동요를 배우던 그 시절에 남몰래 훔쳐 보던 그의 단발머리와 하얀 얼굴이 오래도록 뇌리를 떠나지 않는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말 한 번 건네보지 못한 그 초등학교 육 년. 속절없이 사계절은 들에 .. 추억그리고 현실 2006.05.17
내 유년의 10페이지 중에서... 봄에 고향에 갔다. 산벚꽃이 희게 피었다 진 후 불그스레한 꽃 자리가 남아있는 모양새가 초록 잎새와 더불어 다양한 색깔로 산을 수놓고 있었다. 장수읍을 벗어나와 남원 방향으로 가다 보면 금강과 섬진강으로 분수령을 이루는 해발539m의 수분재가 있다. 그리고 그 옆 산 비알로 하얀 산길이 낙엽송 사이를 돌아가는 게 가보지 않는 곳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마주 오는 차를 비켜서지 못할 정도의 소로를 따라 차를 몰다 보면 길 밑으로 발이 간지러울 정도의 협곡이 굽이굽이 급경사를 이룬다. 한참을 달려 그 길 끝에 가 보면 가지런히 눈에 들어오는 20 여호의 오래된 마을 하나가 큰 산에 에워싸여 요새처럼 박혀있다. 누가 언제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았을까? 아마 몰락한 딸깍발이 선비나 아님 벼슬이 싫어 낙향한 어.. 추억그리고 현실 2006.04.13
영화-데이지 만일 당신에게 숨은 사랑 있어 누군가가 날마다 데이지를 보내 온 다면 당신은 저 빛 바랜 운하의 도시 암스텔담 광장의 무명화가나 그 도시 근교의 데이지 평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주인공 화가가 되어 한 번쯤 현재와 혹은 옛날로 돌아가 맑고 아름다운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감독이나 배우가 누.. 추억그리고 현실 2006.03.18
남원시청 미술관 초대개인전 남원시청미술관초대전=하반영,이승백,이훈정,김성실,강정진,안승오,소순희 | 초대의 글 2005.12.29 *전시기간 : 2005. 12. 28 ▶ 2007. 12. 31(2년) 전시 *오픈 12.28(수) 12시 시청홀 남원시청미술관은 하반영,이승백,김성실,이훈정,강정진,안승오,소순희등 7명 초대 개인전을 춘향갤러리,흥부갤러리,동편재갤러리,.. 추억그리고 현실 2006.01.15
형 아직은 이른 부르심으로 마음속에 늘 자리하던 형 한 분을 간 결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오늘 떠나보냈다. 이 땅의 세수51, 그 아픔의 날들을 감당해야할 세상의 인연이 안타깝고 쓰리다. 나를 보고싶다고 해서 달려갔을 때 형은 16층 병동 휠체어에 앉아 형수님과 세 딸이 불러주는 찬송가를 들으며 힘.. 추억그리고 현실 200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