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란 풍경 내가 초등학교 3학년쯤 뒤란 돌담가엔 고욤나무가 엄지손가락만큼 두께로 자라고 있었다. 그해 봄 아버지는 평촌아재를 모시고 와 고욤나무를 땅에서 10여Cm쯤 남기고 자른 후 막 새순이 피기 직전의 품종 좋은 감나무 잎눈이 두어 개 붙은 새 가지를 6~7Cm로 엇비슷하게 자른 후 원줄기를 쪼개고 그 껍질 부위와 새순의 껍질 부위를 맞춘 후 비닐로 동여매고 봉분처럼 흙을 덮어 놓았다. 수일이 지나자 그곳에서 뾰롯이 새싹이 돋고 감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다음 해 부터인지 몇 개의 감이 튼실하게 열리기 시작했다. 점점 감나무 그림자가 넓어지는 뒤란은 언제나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졌다. 가을 어느 날 숙제한다고 방바닥에 누워 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글씨를 쓰고 있는데 뒷문 밖에서 곱게 물든 감나무잎이 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