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9)- 겨울 정선에서 해발 720m 마차령에서, 두고온 서울을 그리워하는 강원도 정선의 밤 외진 산골 굽이 길에서 가지런히 내려오는 눈을 맞아야 했습니다. 이미 온산을 다 덮고도 나무들의 가지마다 눈꽃이 핀 마지막 겨울 눈 오지게도 많이 내려와 한자 세치 눈 깊이를 걷자니 발을 옮겨 딛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감.. 엽서 2006.02.06
J에게(8) -겨울비 이쯤에서 나직이 내려앉아 푹 쉬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우기처럼 젖어드는 마음속에 그리운 사람들 생각나고 유리창 넓은 찻집에서 온종일 옷 벗은 은수원사시나무의 정갈한 몸매를 바라보며 나무가 아름다운 건 함부로 가지를 뻗지 않는 까닭이라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사회를 보면 담 너머 담 까지.. 엽서 2006.02.02
바람 소리만 들어도... 바람 소리만 들어도 바람 소리만 들어도 알지 소나무 사이를 지나는지 대숲을 스쳐가는 바람인지 감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인지 귀기울여 들어보면 유유자적 당신 푸른 벽오동나무 밑 그늘 어디메쯤 마음을 열고 오시는지도. 02소순희 나는 안다.위태롭게 서 있던 한 사내의 사십대 후반 인생. 저 .. 시와 사랑 2006.01.20
남원시청 미술관 초대개인전 남원시청미술관초대전=하반영,이승백,이훈정,김성실,강정진,안승오,소순희 | 초대의 글 2005.12.29 *전시기간 : 2005. 12. 28 ▶ 2007. 12. 31(2년) 전시 *오픈 12.28(수) 12시 시청홀 남원시청미술관은 하반영,이승백,김성실,이훈정,강정진,안승오,소순희등 7명 초대 개인전을 춘향갤러리,흥부갤러리,동편재갤러리,.. 추억그리고 현실 2006.01.15
소변 금지 소변 금지 - 87 오늘의 농부- 벽돌담 뒤켠 소변 금지 써 놓고 가위 하나 그려 놓고 돌아서며 씨익 웃는 남자 또 다른 남자가 그걸 보며 의미 있는 미소를 띈다 아, 그러나 어쩌랴 사방을 둘러 보아도 마땅한 장소없어 부끄럼 간직 한 채 살아와 무참히 절단 되어야 하는 오늘 농부의 입 놀림이 논밭에 썩.. 시와 사랑 2006.01.12
J에게(7) -남원에 와서 J. 미명의 겨울속으로 고즈넉히 아침 기운에 싸인 마을을 밀어내며 전라선 첫 기차는 빨려들듯 벌판을 달려갑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집들이 겨울 나무아래 나직이 엎드려 있는 남녘의 이른 아침풍경은 참으로 고요합니다. 강에선 허옇게 물 안개가 피어오르고 꽁지 짧은 새 한마리가 빠르게 사라지.. 엽서 2005.12.29
포기 포기 반 생을 살아 오면서 내 뜻대로 원하는 모든 것 아니 되는 걸 뒤늦게 깨닫습니다 그럴 때 내가 먼저 돌아서고 포기하는 것 아름답습니다 마음 항상 비워두면 넉넉한 빈자리 때론 포기하는 법도 사랑입니다. 1997.소순희. 내 뜻, 내 지혜, 내가 가진 명철은 우둔자의 욕심일진대... 나는 무얼 그리 포.. 시와 사랑 2005.12.19
형 아직은 이른 부르심으로 마음속에 늘 자리하던 형 한 분을 간 결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오늘 떠나보냈다. 이 땅의 세수51, 그 아픔의 날들을 감당해야할 세상의 인연이 안타깝고 쓰리다. 나를 보고싶다고 해서 달려갔을 때 형은 16층 병동 휠체어에 앉아 형수님과 세 딸이 불러주는 찬송가를 들으며 힘.. 추억그리고 현실 2005.12.14
추억-(2) 추억(2) 제사공장 담장에 기대어 초록별이 뜨는 밤을 기다려 주던 여우 같은 가시내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 남겨두고 총총히 사라진 갈래머리 위 남쪽 하늘 전갈 성좌를 그으며 별똥별이 지데 어린 날 한 마디 좋아한다는 말이 부끄럼으로 한세상 옮아가는 병인 양 뉘우침 없는 그리움이데. 소순희 눈 .. 시와 사랑 2005.12.05
J에게(6)-11월의 밤 J. 고향 밤하늘에서 나는 별들이 흘러가는 동서로 긴 은하수 강과 드문 별의 서쪽 하늘을 동시에 보며 저 무질서속의 질서의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코스모스 속 어둠을 헤아렸습니다. 고향 고남산 846m- 나는 저 산 아래 마을에서 여름 밤 별들을 많이도 보았다. 내가 서울 공중에 떠서 지상을 본 순간 아! .. 엽서 2005.11.26